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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고전을 잡(雜) 수다


나는 글 쓰는 사람인데, 고전을 잘 써먹지 못하면 그게 나한테 무슨소용이 있겠는가? 왜 배운 대로 생각하고 왜 정답만을 말해야 하지? 내 말은 왜 정답이 아니지? 세상에 정답이 어디 있어? 나는 내 맘대로 말할 거야! 그래서 나는 이글을 쓰게 되었다. - 들어가는 말 중에서 글은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 영서연설?書燕說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중국의 춘추전국시대, 초나라의 수도 영에 사는 사람이 연나라 재상에게 편지를 쓰고 있는 중이다. 해질 무렵이라 방안이 어둡자 그는 하인에게 "촛불을 높이 들어라"고 명했다. 그런데, 글을 쓰던 중인지라 금방 내뱉은 말도 자신도 모르게 편지글에 함께 쓰여지고 말았다. 편지를 받은 연나라 재상은 글 속에 뜬금없이나오는 "촛불을 높이 들어라"의 의미가 뭔지 깊은 생각에 빠졌다. 오랜 생각 끝에 그는 아하, 촛불을 높이 들라는 건 현명한 사람들을 높이 세워 세상을비추라는 것이로구나"라고깨닫자 곧바로 왕에게 달려가 국치의 요체는 훌륭한 인재를 등용하는 것이라고 충언했다. 왕은 기꺼이 이 말을 실천에 옮겼다는 고사로 <한비자 외저설> 중에 수록되어 있다. 정작 편지를 쓴 사람은 실수로 아무런 의미 없는 글을 썼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이 오히려 깊게 혜량하여 훌륭한 결과를 만들어낸 셈이다. 이처럼 글이란 읽고 받아들이는 태도와 방향에 따라 그 의미가 크게 달라지는 것이다. 마찬가지다. 책의 저자도 가벼울 수 있는 자신의 수다를 독자의 몫으로넘긴다. 책의 저자 김일옥은 경남 남해 바닷가 출신으로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로 등단, 한국 고전 번역원 어린이청소년 고전일기 공모전 수상자이기도 하다. 현재 월간지 <어린이와 문학> 논어 모임에서 5년째 논어를 강독 중이다. 고전을 읽다가 옛 성현들의 생각과 말씀이 오늘을 사는 평범한 우리들에게 해당된다고강조하는 그녀는 스스로 호호아줌씨라고 부른다. 수서양단首鼠兩端 책의 첫 번째 수다는 사랑 편이다. 요즈음 타로 점을 보는 선남선녀들이많다. 강남역에도, 대학로에도, 그리고 내가 자주 놀러가는 정발산에도 타로 점 가게들이 눈에 많이 띈다. 심심풀이로 연애점을 쳐보면서 연인과의 관계가 해피 엔딩으로 마감할지 궁금해 한다. 본디 사랑이란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상대를 위해 한없이 퍼주는 행위임에도 현대인의 사랑은개개인의 욕심과 자본주의가 상당히 내포되어 있다. 그래서 썸을 탄다 는 새로운 사조가 탄생했다. 이를테면, 상대방과의 가능성을 미리 간보는 셈이다.친구인 듯, 때로는 연인인 듯. 이처럼 간을 보는 행동이 비단 요즈음만의 세태일까? 아니다.인간의 역사가 생긴 이래로 지금까지쭉 있어 왔다. 중국의 사관 사마천은<사기史記>에 이사라는 인물을열전에서 소개하고 있다. 이사는 초나라의 말단 관리였지만 하루는 화장실에서 오물을 먹는 쥐와 곡간에서 곡식을 파먹는 쥐를 보고큰 깨달음을 얻고선관직을 버리고 순자의 문하생이 되어공부를 시작한 뒤당시의 강대국인 진나라로 들어가 탁월한 세객으로서의 능력을펼치다 마침내 진시황의 눈에 들어 승상의 벼슬에까지 오른 인물이다. 최고의 벼슬까지올랐으니 이만 하면 성공한 것 아닌가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아니다. 이사의 말년은 너무나도 비참한 꼴이다. 진시황이유언을 남겼는데, 이 유언을 바꿔치기 한 환관과 결탁해 어린 왕자 호해를황위에 올리고 마르고 닳도록 자신의 권력을 누릴려고했다가 결국음모 기획자인 환관의 농간에 놀아나다가 토사구팽을당하고 만다. 공부를 그렇게 많이 하면, 환관과 썸을 타면무엇해? 그는 정도를 걷지 않고 사도邪道를 걸은 탓에 불명예 퇴출되고 말았는데 말이다. 사마천이 굳이 이사의 인물평을 열전에 실어 후대인인 우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우물쭈물 하면서 좋은 시절 다 보내지말고 고백이 필요하면 용감하게 의사를 밝히고 그 사랑을 손에 거머 쥐라고 말이다.그렇다면 이사는 결단력이 없었는가? 물론 그도 과감한 결단력이 있었기에 평민에서 승상까지 신분이 급상승했다. 하지만 여기서의 결단력 포인트는 바로 부끄럽지 않은그것이다. 놓친 열차가 아름답게 보인다 은나라를 멸망시키고 주나라를 창업하는데 큰 공을 세운 강태공은 제나라의 제후가 되었다. 그가화려한 마차를 타고 제나라로 들어가는데,그의 첫째 부인 마씨가 가던 길을 막고 세웠다.사실 그녀는강태공을 버리고 가출했었다.말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 집안일엔 전혀 무신경이고오로지 강가에서 낚시만 하는, 심지어단 한 마리의 물고기도 잡아 오지 않는 그런 서방과 함께 살 수 있는 여자가 몇이나 되겠는가? 지금의 사정이 180도로 달라졌으므로 그녀는 다시 남편과 합치고 싶었던 것이다.하지만 강태공의 짓이 가관이다.부인에게 물을 한 바가지 떠 오라고 부탁한 뒤 조강지처가 그 분부를 받잡고 급히 물을 떠오자 그 물을 땅바닥에 확 쏟아 버린 후 이 물을 다시 주워 담을 수 있다면 함께 살겠다고 말한 것이다.원더우먼이라도 결코 할 수 없는 일을 요구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에 마씨 부인은 창피해서 얼굴이 붉게타올랐다. "한 번 엎지른 물은 다시는 주워 담을 수 없고, 한 번 떠난 부인은 다시 돌아올 수 없다" 강태공은 이렇게 말하며 유유히 자리를 떠났다. 마씨 부인은 파랑새를 찾아 여기 까지 찾아왔는데,파랑새는 지금 여기 없다. 다시 사랑의 숲속으로 날아갔다.거꾸로 가는 시계는 없다.서양 속담에 Don t cry over spilt milk, 즉 쏟아진 우유를 놓고 울지 말라고 한다. 울지 말고깨끗이 치워버려라.엎질러진 물은 결코 주워 담지 못한다. 이는 동서양의 진리다. 그럼에도 이런 속담이 있는 이유는 여전히 어리석은 사람들이 물을 주워 담으려고 애쓰기 때문이다. 싸가지, NO! 라고 말만 해도부인은 부끄러워 죽을 지경인데 그 위에 한 술 더 떠서 심부름을 시킨 다음도저히 풀 수 없는 미션을 부여하면서 모욕감을 주었다. 아무리 호의호식好衣好食, 즉 비단옷에다 고기반찬 때문이라지만이런 남자랑 백년해로할 순 없다. 놓친 열차가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신기루일 뿐이다. 일찍이 뻥 찬 일은 잘 한 일 같아 보인다. 주나라 문공의 책사가 된 때가 여든 살이었으니 삶에 무슨 환희가 있었을까? 밥과 고기만 있으면해결되나? 그러면이게 사람이냐, 돼지지 말이다. 찌질하고 못났던남자가 갑자기 성공했다 할지라도 그 사람에게찌질함과 못남은 여전할 것이다.남자가 성공하지 못했기에 마씨 부인이 집을 나갔을까?아니다. 그 남자의 무신경함과 무관심, 그리고 오로지 자기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심을 받아들일 수 없었고 또한 참을 수 없었던 것이다. 자신의 원대한 꿈과 포부를옆에서고생하는 부인과 왜 함께 나누지 않았을까? 한 마디로 나눠 먹기 싫었던 것이다. 이처럼 성공한 남자라고자기 자신에게 멋진 남자가 되는 건 절대 아니다.한 사람의 속성은 그리 쉽게 변하지 않는다. 이미 마씨 부인이 강태공을차버렸을 때는이유가 명확했다. 그 이유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아쉽다면부인은 찾아 가지도 말고, 혹 찾아 오더라도 만나 주지 않았어야 한다. 그게 바로 고차원의 복수이다.한 번 찬 남자 두 번 돌아보지 않아야 한다. 반대로 남자가 이렇게 된 경우도 마찬가지다. 삶, 그 참 아이로니하다 옛날에 가난한 오랑캐의 딸, 여희라는 여인이 있었다.진나라 왕의 눈에 들어 궁에 들어가게 되었다. 속세와의 인연을 멀리하고 입궁한다는 생각에 그녀는두려운 마음에 펑펑 울었다. 하지만 입궁하고 보니평생 먹어보지도 못한 산해진미를 먹게 되고, 아름다운 옷을 입고 화려한 춤과 음악을 가까이 두게 되자,"내가 정말 바보였어. 이렇게 즐거운데, 뭘 그리 두려워했단 말인가!"라고 말했다.그녀는 궁에서의 생활을 몰랐기에두려워했던 것이다. 마찬가지다. 우리는 죽음이 무엇인지 잘 모르기 때문에 두려워한다. 사실 누구나 모두 죽기에 죽음을두려워 할 필요가없다. 높디 높은 우주에서 바라본다면 산다는 건 열린 문틈으로 흰 말이 휙 스쳐 지나가는 순간에 지나지 않는다. 인생이란 웃음과 울음이 교차되는 수레바퀴와 같다. 지금은 견디기 힘들기에울음이 교차되는 순간이다. 이게 전부인 것처럼, 또한전혀 변할 것 같지도 않게 느껴질 것이다. 누가그 어려움과 힘겨움을 알겠는가? 하지만 우리들의 수레바퀴도 굴러 갈 것이다. 단지 길이 험해서 바퀴가 구덩이에 빠진 것일뿐. 진짜 죽으려고 했던 게 아니다. 그냥 그때 잠깐 그랬다 자살을 시도하다 실패한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이런 말을 한다. 물론 왜 살렸냐고 화를 내는 사람도 있지만, 속마음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자살에 성공한 사람들은모두가 실수 로 죽은 것이라고 말한다. 마지막 순간에 마음이 바뀌지만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라서, 즉 재수가 없어서 죽는다고 한다.죽으려고 하는 마음은 정말 진지함에도어째서 마지막 순간에는 마음이 바뀌는 걸까? 참으로 삶이라는 게 아이러니하다.
고전 하면 어렵게만 느껴진다. 또한 어렵게 풀이한다. 하지만 저자는 고전에 대한 질문을 다음과 같이 한다. 왜 배운 대로 생각하고 왜 정답만을 말해야 하지? 내 말은 왜 정답이 아니지? 세상에 정답이 어디 있어? 나는 내 맘대로 말할 거야! 이제 저자의 유쾌하고 통쾌한 고전 수다를 함께 즐겨보자. 당신도 이 책을 읽음과 동시에 고전에 대한 신바람이 절로 날 것이다.

들어가는 말 / 7

첫 번째 수다 _사랑편
오늘의 연애점, 사마천의 타로가게로 오세요!
1. 썸 타는 당신, 당겨라! 16
2. 한 번 찬 남자 두 번 돌아보지 않는다. 21
3. 좋은 게 좋다고? 큰일 날 소리. 차! 차! 차이기전에 차! 27
4. 저기, 정말 뒷간 갈 때 맘이랑 나올 때 맘이 달라요? 34
5. 어쩌죠? 이 남자가 싫은 건 아닌데. 40
6. 세상에 만만한 남자 없다. 47
7. 내가 사랑이란 걸 할 수 있을까요? 55

두 번째 수다 _자기계발편
공부하느라 바쁜 당신, 공자네 학원에 등록부터 하세요
1. ‘때때로’ 배우고 익히니 즐겁지 아니 하십니까? / 62
2. 노느니 이 잡는다고, 공부나 합시다. / 68
3. 질문 있어요! / 87
4. 쉬는 시간
우리끼리 뒷담화 공작소에서 연기 한 번 피워볼까요? / 95
1) 내조의 여왕 악양자의 아내가 뭘 잘랐다고?/ 95
2) 천하의 악녀 여 태후! 어쩜 그럴 수가? 그런데 너 그건 아니? / 101
3) 경국지색, 부럽다 부러워! / 107
4) 마누라 말 잘 들으면 마부가 대부가 된다/ 115

세 번째 수다 _직장과 일편
라면 먹고 갈래요? 한비자 세프의 비밀 레시피를 드릴게요
1. 소통? 꿈도 꾸지 마요. 밥통입니다. / 122
2. 역린은 건드리면 죽고 뇌물은 먹으면 죽어야 한다. / 129
3. 금수저로 먹어도 체할 수 있다. 조심해라 / 136
4. 요리할 기회는 온다. 안 오는 게 이상한 거죠. / 144
5. 꼴 보기 싫은 동료를 위한 꼴뚜기 요리법 / 152
6. 무시무시한 아귀, 찜은 맛있네. / 158

네 번째 수다 _고민편
두드리면 열릴 것이다. 장자네 고민 상담소
1. 왜 못생긴 남자들이 내게 들이대죠? / 168
2. 웃기고 싶어요! / 176
3. 왜 난 꿈이 없죠? / 182
4. 왜 날 이해하지 못하죠 / 188
5. 실패, 아무도 죽은 자를 애도 하지 않는다. / 198
6. 나더러 공부하지 말라니, 왜요? / 206

다섯 번째 수다 _사회편
관객을 모십니다. 맹자네 영화관 커밍~순
1. 이혼위기 맹자, 엄마 덕에 위기탈출 / 214
2. 네가 군자니? 왜 네 탓을 해? / 221
3. 인생 길다, 세옹지마가 남의 일이 아니다. / 230
4. 절영지회. 갓끈을 끊어라? / 239
5. 때린다고 너도 때리냐? / 246
6. 상관 말라고요? 나도 상관안하고 싶어요 / 251

 

이호철의 갈래별 글쓰기 교육

이 책을 발견했을 때 와우! 내가 원하던 책이다. 라는 탄성이 나왔어요 제가 사고 싶었던 이유는 아이들에게 갈래별 글쓰기를 가르치고 싶었는데 정말 원하는대로 문종별 갈래별 글쓰기를 어떻게 지도할지도 알 수 있는 책이었죠. 아이들의 글도 예시로 들어 있고요 앞으로 글을 지도할 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아이들을 글쓰기 지도하다 보면 알긴 아는데 막연히 아는 나를 보거든요 그 막연한 지식을 다시 구체적으로 알게 해주더라고요. 이제부터 제가 필요할 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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