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의 시간
일전에 본 [어른도 기댈 곳이 필요해]에선 집에서 마실 수 있는 커피도 밖에서 마실때 자신에게 대접하는 것과 같다고 했는데, 맞는 말 같다. 누군가의 대접을 받으며 메뉴를 고르고 이를 마시면서 여러 다양한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은 가끔 자신에게 너무 집중하지않기 위해 필요한 시간인듯.이것은 가끔 페이지를 넘기다 느꼈던 나의 생각.카페에서 공부하는 아이 이야기에서 나온 공부는 양이다 란 말. 글쎄, 난 공부는 재미라고 생각한다. 공부가 의무라고 느낄 수록 그 시간이 괴롭지만, 재미있다고 느낀다면 공부의 영역은 그저 어떤 시험을 준비하는 것 이상으로 넓어질 수 있으니까.마스다 미리의 작품을 보면 매우 솔직해서 공감하기 쉬운데, 또 한편으로는 그 솔직함이 나와 다르게 펼쳐질때. 그녀가 강이 보이는 집에 대해서 느끼는 감정은 부러움, 질투, 바람이 아니라 좋겠다..며 그냥 상상하는 부분에서 조금 충격을 받았다.삿포로여행에서 역에 도착하면 바로 이동하지않고 역에서 시간을 보내는 부분도 꽤 좋았다. 나중에 나도 그래봐야지. 그런 그녀가 야마자키 도요코의 [지지않는 태양]을 읽으며, 내 인생은 마시멜로처럽 달콤하고 부드럽다 라고 생각하는 부분도. 코난이가 내 옆에 있었을떈 난 매일 웃었고 햇빛에도 행복했었는데, 글쎄 다시 행복할 수 있을까? 내 인생은 나에게 친절하다고 다시 장담할 수 있을까? 홍차를 우리는 시간을 체크해주는 모래시계에서 초조함은 글쎄. 예전에 홍차브랜드에서 나온 파란모래가 떨어지는 모래시계를 샀는데. 관심이 반전되었다. 홍차보다는 그 떨어지는 모래를 바라보는데 빠져버렸다. 어떻게 이걸로 체크할 생각을 해냈을까, 고대인들은? 잡담 의 동의어를 사전에서 찾는 부분에서 많은 동의어가 나옴에 놀란 작가는, 쓸데없는 말을 지껄이는 시간의 소중함을 깨닫는듯.짧은 동안이었지만, 위안의 순간이었다.
차의 시간은, 문득 떠오른 무언가를 생각하는 인간다운 시간 평범한 나의 느긋한 작가생활 을 잇는 마스다 미리 버전의 ‘작가로 산다는 것’2012년 12월 말, 일본 만화가 마스다 미리의 대표작 ‘수짱 시리즈’가 국내에 상륙했다. 이 시리즈는, 독자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공감 속에서 국내에 처음으로‘30대 싱글 여성의 삶’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5년이 지났어도 새로운 독자들의 반응은 한결 같다. 이거 내 이야기잖아. 여자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하나의 장르가 된 ‘마스다 미리.’작가의 삶이 이토록 궁금한 적이 또 있을까. 우리의 일상과 생각을 콕콕 집어내는 작가인 만큼, 마스다 미리에 대한 궁금증은 여느 작가에 대한 관심과 궤를 달리 한다.이미 평범한 나의 느긋한 작가생활 을 통해 마스다 미리는, 아주 평범한 보통의 사람이 어떻게 작가가 되었는지를 그려낸 적이 있다. 이 책은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이제 막 무언가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도 인생 바이블이 되어주었다. 그리고 이번에 마스다 미리는 차의 시간 을 통해‘마스다 미리 버전의 작가로 산다는 것’을 내놓았다. 이 책은 슬쩍 보면, 카페에서의 에피소드를 나열한 것처럼 보인다. 마스다 미리는 국내의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주로 카페에서 작품에 대한 영감을 얻곤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가장 보통의 사람들의 가장 일상적인 이야기를 다루는 작가이기에, 그는 평범한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간다. 그렇기에 이 만화는 마스다 미리의 작가적 습관에서 나온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